회고

2020년 회고(편입, SOPT, 첫 해커톤)

snowe 2020. 12. 22. 21:21

2020년은 나에게 많은 변화와 발전의 계기를 가져다 주었던 한 해였다.

코로나로 인해 모든 사람들이 혼란 속에서 한 해를 보냈지만 그래서 올해 얻은 것들이 더 값진 것 같다.

 

그냥 지나쳐 보내기엔 올해가 나에게 있어 나름 중요한 한 해였던 것 같아서 내 첫 회고를 오늘 시작해볼까 한다.

 

나의 2020년은 편입, SOPT 두 가지 키워드로 정리할 수 있다.

 

1. 편입

2020년 2월 11일, 작년 한 해 동안 열심히 준비한 편입에 합격했다.

편입 합격이 없었다면 나의 2020년이 어떤 방향으로 흘러갔을지 모르겠다. 그 정도로 나에게 있어서는 너무나도 큰 도전이었고 꼭 성공하고 싶은 목표였다.

 

1년 동안 편입을 준비하면서 나 자신에 대한 한계를 어느 정도 깼다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내 멘탈이 산산조각 나면 내가 어떻게 되는지 너무나도 잘 알았고, 다행히 그 멘탈을 다시 회복하는 방법도 깨달아서 편입을 성공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아쉽게도 지금은 동국대가 토익+면접 전형에서 편입영어/수학 전형으로 변경되었기 때문에 합격수기는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적지 않지만 한 가지 남겨두고 싶은 말은 있다.

 

내가 하고 싶은 말

이 글을 읽는 누군가가 지금 목표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던 중 너무나도 힘들고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고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면, 나는 과감하게 며칠, 몇 주는 쉬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나는 내가 원하는 점수를 따기 위해 정말 많이 노력하고 공부했다. 그 노력을 알아주기라도 하듯 생에 첫 토익에서 860점을 받았다.

기쁨도 잠시 860점이라는 점수는 나의 4번째 시험까지 유지됐다. 설상가상으로 학교 졸업 작품은 시작됐고 나는 정말 크게 좌절을 맛봤다. 첫 시험 이후로 3번의 시험 동안 나는 처음보다 더 공부하려 노력했지만 마음이 여유가 없어져서 인지 오히려 더 많은 실수와 조급함만이 나를 반겼다. 그래서 나는 반 정도 정줄을 놓고 살기 시작했다. 다니던 토익 학원도 그만두고 학교 공부하면서 놀러도 댕기고.. 토익은 시간 날 때만 보고..

 

정말 놀랍게도 그렇게 놀다가 본 시험에서 905점을 받았다.

 

그때 내가 깨달은 것은 "부족한 건 내 실력이 전부가 아니었구나, 내 마음의 여유도 많이 부족했나 보다."였다. 그 시기에 내가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평소의 페이스대로 공부를 했다면 더 높은 점수가 나왔을지도 모르지만 난 이 점을 깨달은 것에 너무 감사했다.

그날부터 평일에는 학교를 다니고 주말엔 토익학원을 다니면서 한 달간 다시 준비했고 드디어 6번째 시험에서 960점이라는 점수를 얻을 수 있었다.

 

다시 한번 말하지만

지금 목표를 향해 열심히 나아가던 중 너무나도 힘들고 노력에 비해 결과가 나오지 않고 제자리걸음인 것 같다면, 과감하게 며칠, 몇 주는 쉬면서 마음의 여유를 찾아보기를 추천한다. 정말로.. 슬럼프에 빠진 것 같아 눈물이 나온다면 그 정도는 쉬어도 된다. 오히려 과부하 걸린 뇌가 정리될 수 도..?

 

아 정말 놀랍게도 첫 학기에 과 수석을 먹었다..


2. SOPT

SOPT 27th

SOPT는 2008년부터 시작해 올해로 12년째 운영되고 있는 대학교 연합 IT벤처 창업 동아리이다.

난 지금도 내가 SOPT에 지원해서, 합격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고민 중인 사람이 있다면 무조건 하길 바란다.

 

'개발자'로서의 꿈을 본격적으로 꾸기 시작한 건 2019년 편입 준비를 하면서이다. 그 전부터도 개발자를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었지만 그 마음이 구체화되지는 못했던 것 같다. 학교를 다니면서 여러 프로젝트들을 진행해보았고 그래서 개발 경험이 아예 없지는 않았지만 대학교 전공 프로젝트 특성상 정말 제대로 협업 환경을 갖춰서 진행해 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더더욱 대외활동을 해보고 싶었다.

 

SOPT의 가장 큰 장점이 세분화되어 있는 파트와 여러 협업 기회라고 생각한다. 8주 동안의 세미나 기간 동안 안드/iOS/웹 파트는 디자인 파트와의 합동 세미나 한 번, 서버 파트와의 합동 세미나 한 번이 껴있고, SOPT만의 해커톤인 SOPTKATHON 또한 경험해 볼 수 있다. 8주간의 과정이 끝나면 3주 동안 '앱잼'을 통해 팀빌딩을 하고 하나의 서비스를 개발한다.

(나는 iOS파트로 활동 중이고, 현재 8주간의 세미나를 마치고 앱잼 팀빌딩을 앞두고 있는 상태이다.)

 

내가 8주간의 활동 기간 동안 동아리를 하며 얻은 것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

 

협업

SOPTKATHON이라는 SOPT만의 무박 2일 해커톤에 참여했었다. 처음 해보는 해커톤, 모든 파트가 함께하는 협업 이었기 때문에 걱정과 설렘이 공존했던 것이 기억난다. 주제는 '중독' 이었고 우리팀은 밈에 중독된 사람들을 위한 밈 추천 앱 '밈친(MEMECHIN)' 을 기획하였다.

 

솝커톤을 진행하면서 내가 느낀 점은 다음과 같다.

 

1. 해커톤과 같이 단시간에 결과물을 내야하는 경우 개발 우선 순위가 매우 중요하다. & 기획은 기획자 혼자 하는 것이 아니다.

해커톤 특성 상 디자인,기획자 또한 현장에서 기획, 디자인을 시작해야하기 때문에 개발자가 해커톤 시작과 동시에 개발에 들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다. 때문에 기획단에서 개발 소요시간이 오래걸리는 부분이 있다면 과감히 버리거나 후순위로 두고 진행하는 등 우선 순위를 판단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된다고 판단했다가 개발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서비스의 전체적인 완성도에서 문제가 생기기 때문이다.

(내가 기획 단계에서 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라고 생각했던 부분들도 막상 해보니 절대적으로 시간이 부족했었다.)

 

이와 더불어, 기획에 있어서는 모든 파트가 힘을 모아 여러 의견을 제시하고 선정된 기획에 있어서 되는 부분, 안되는 부분을 꼼꼼히 따져봐야 하고, 기획자와 함께 고객의 입장이 되어보기도 하며 많은 고민을 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 클라이언트의 경우 디자이너와의 소통 부분이 매우 중요하다.

디자이너 분들과의 소통에서 중요한 부분은 두가지 인 것 같다.

 

 먼저 서비스의 중요도와 관련하여 구현이 가능한 부분인지 따져봐야 한다.

디자이너 분들이 개발자가 아니기 때문에 쉽지 않을까? 생각하고 디자인 하신 부분이 있을 수 있는데 그게 개발 단에 들어갔을 때 생각과 다르게 어려워지는 것이 꽤 많다. 클라 입장에서 어려운 부분이더라도 구현은 가능하고, 시간이 어느정도 주어졌다면 무조건적인 거절이 아니라 찾아보고 결정하는 것이 좋은 자세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해커톤처럼 시간이 한정적이고, 해당 부분의 구현이 서비스의 동작에 있어서 중요한 부분이 아니라면 디자이너님과의 신속한 소통을 통해 합의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두번째는 넘어온 디자인의 꼼꼼한 검토이다.

디자이너 분들과의 직접적인 협업 작업은 보통 Zeplin을 통해서 이루어진다.

Zeplin은 스케치 또는 포토샵과 연동하여 자동으로 작업한 결과물을 이미지 파일 Asset과 디자인 가이드로 생성해 주는 역할을 한다.

AutoLayout을 잡아야 하는 클라이언트 특성 상 개발에 들어가기 전에 전체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만약 값이 누락됐거나, 미흡한 부분이 있다면 바로바로 수정을 요청해야 개발 속도를 더 높일 수 있다.

 

 

3. 공부는 한번 해보고 끝이 아니다.

세미나 때 배운 부분들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지만, 새벽 3시부터 오전 8시까지 5시간 동안 전체를 완성 해야하는 부담감을 안고 개발에 들어가니 알던 부분도 헷갈리고 계속해서 찾아봐야 하는 수고스러움이 발생했었다.

 

솝커톤이 끝나고 나서 개인적으로 너무 시간을 허투루 쓴 것 같은 느낌에 반성도 많이 했지만, 이 날을 계기로 내가 공부를 너무 안일하게 해왔다는 것을 느꼈고 이 경험은 공부를 할 때 조금 더 구체적으로 생각하고, 왜 이렇게 되는지, 더 나은 방법은 없는지 항상 고민하게 해주는 공부 습관을 만들어 주었다.

 

짧은 시간동안 많은 것을 느낀 것 같다. 그만큼 소중한 경험이었고 힘들긴 해도 무언가에 집중하고 몰두하고 있다는 것이 재밌었다. 하루 안에 서비스를 만든다는 것도..!

 

아쉬움도 남았던 첫 해커톤이었지만 이번 기회를 발판으로 더 발전할 수 있었기에 이제 곧 있을 앱잼이 기대가 된다.

 

서비스 이름이 밈친이어서 저희는 밈친놈들 이었습니다😎

사람

SOPT는 Shout Our Passion Together의 약자이다. 열정을 뽐내라는 동아리의 이름에 걸맞게 SOPT인들은 정말 열정 뿜 뿜이다..

많은 자극제가 되어 돌아왔고 그만큼 다들 자신이 맡은 파트에 진심이기 때문에 여러 진심 어린 조언들도 얻을 수 있었다.

(아 그리고 12년 역사를 증명하듯 곳곳에 퍼져 계신 SOPT인들의 강연도 굉장한 도움이 됐다.)

 

블로그를 시작하게 된 계기도 SOPT를 하면서 매일매일 새롭게 머릿속에 들어오는 지식들을 어디에든 적어두어야 할 것 같아서였다.

그 계기를 통해 뭔가 하나를 배우더라도 포스팅을 하려면 제대로 알아야 했기 때문에 더 자세히 들여다보았고, 내가 이해한 것을 글로 풀어 설명하려다 보니 체계적으로 정리가 되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잘하는 사람이 혼자 치고 나가는 것이 아니라 못하면 알려주고, 자신이 몰랐던 부분은 누구에게든 배우면서 차근차근 서로 도와가며 성장하는 분위기를 형성하는 SOPT이기 때문에, 그 안에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그렇기에 앞으로 있을 앱잼도 더욱 기대가 된다.

방향

진심 어린 조언을 많이 얻을 수 있다고 했는데 SOPT를 하기 전까지는 주변에 개발을 하는 친구나 지인이 없어서 물어볼 곳이라고는 네이버, 구글뿐이었다..

 

하지만 현재는 동아리 내에서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났고 지난 기수를 하셨던(SOPT내에서는 OB라고 부른다.) 현재는 취업을 한 분들이 오셔서 많은 조언을 해주기도 하셨다. 평소에 내가 고민하던 부분들을 물어볼 곳이 있어서 좋았고 어떻게 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던 내가 방향을 잡는 부분에 있어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생각했다.

 

고민은 죽을 때까지 끊임없이 존재한다고 한다. 나도 항상 고민이 있었고 현재도 있지만, 방향을 잡기 전의 고민과 다른 점은 정말 하고 싶은 것이 없어서 생긴 고민이 아니라 배우다 보니 또 다른 것도 배워보고 싶어서 생기는 고민이라는 점이다.

의무감에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궁금해서, 배워보고 싶어서, 내가 공부 할 것들을 스스로 찾아가며 공부하는 개발자가 되는 것이 현재 내가 잡은 1차적인 방향이다.

 


마치며

많은 것을 얻고 느꼈던, 유독 시간이 빨리 흘러간 듯한 2020년, 올 해를 바탕으로 2021년은 나를 한층 더 완성해 나가는 한 해가 되었으면 하는게 내 개인적인 바람이다. 

 

오늘 우연히 2021년 운세를 보았는데 취업 관련 운세가 90/100이 나왔다. 작년 12월에도 익선동에서 운세를 봤는데 2,3월에 좋은 일이 있을 거라고 했던 게 생각난다. 뭐든 내 노력에 달렸지만 그래도 기분 좋게 2021년을 시작할 수 있을 것 같다😊

 

모두 따뜻한 연말 보내세요 감사합니다:)🎄